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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경숙 사진전 "43-2 " [2013년 5월 7일 ~ 5월 12일 / 포항시립중앙아트홀 ]
Date 2013-05-09 09:31:28   Hit 698   Vote 0



오경숙 사진전
43-2
기 간 : 2013년 5월 7일  ~ 5월 12일
장 소 : 포항시립중앙아트홀 제1전시실
054-270-4571


작가 노트

어릴 적 육남매 다섯째로 자란 나는 늘 혼자만의 세계를 꿈꾸어 왔다.
그리 넉넉하지 않던 사춘기 시절에 아버지는 늘 안쓰러운 눈빛으로
자식을 바라보곤 했지만, 생활력이 강한 어머니는 자식들에게 다정한
말보다 거친 말들이 심한 탓에 어린 가슴은 늘 생채기로 자리 잡곤 했었다.

어느 날 우연히 양동마을 사진촬영차 들렸던 정갈하면서도 소박한 아주
작은 집에 홀로 사시는 정순희 할머님을 알고부터 지난날 내가 그토록
바라던 어머니의 모습을 보게 되면서, 자주 할머니를 찾게 되었다.

어릴 적 그렇게 강인하고 억센 어머니에게서 받은 상처가 할머니로 인해
치유되는 느낌을 받고, 그런 내 마음을 안다는 듯이 사진 찍는 것을
허락하시던 그 정겨운 말씀들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다.

할머니와 댓돌에 앉아 햇볕쪼이면서 “할매요 사는게 재미있능교?” 물으면
“재미있기는 그냥 죽지 못해 사는 거지” 하시며 장미담배 한 개비 피워 물고
웃으시던 모습을 잊을 수 없고, 울퉁불퉁한 손마디에 새겨진 시간의 흔적들이 아름답게
느껴지는 순간과 마주하는 날들이 많아지면서 할머니와의 정은 어느새 8년이 쌓여갔다.

그러던 어느 복사꽃 흐드러지게 핀 날, 할머니께서는 하늘의 부름으로 그 곳으로 가셨다.

한마디 말씀도 없이...
그 세월 시샘이라도 하듯 ...

한겨울 푸근한 아궁이 군불 같은 할머니의 말씀들은 내 가슴에 결코 잊혀 지지 않는 겨울밤 향기로 남을 것이고 그 것은 내가 늘 바라던 나만의 사유의 대상으로 새겨 질 것이다.
주인 없이 비어있는 고택 43-2...

내게 43-2는 지나간 시간을 그리워하는 시간의 눈물인 것이다.

이제 홀로 남아 있는 고택 마당에 앉아 지나간 흔적과 자국의 시간이 담긴
한 장 한 장의 사진들을 모아 “43-2”로 당신의 품속에 소중히 받칩니다.

할머니 감사합니다. 그리고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.

홀로움

중앙아트홀 전시장 작품
13.05.11   16:58:31
수 정     삭 제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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